이 표는 법이 아니다 — 무엇인지부터 맞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기본법」 제16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3항에 근거해 정한 고시다. 현행본은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5-14호이고 2025년 12월 18일 발령·시행됐다. 고시 제1조는 이 기준의 목적을 분쟁당사자 사이에 생긴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되도록 '구체적인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 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목적 조문에 이미 답이 들어 있다 — 이것은 처벌 규정이 아니라 합의의 잣대다.
여기서 '별도의 의사표시' 란 계약서에 해지 위약금이 명시돼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반대로 계약서에 아무 말이 없거나, 그 위약금 조항이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 기준이 그대로 합의의 잣대가 된다. 그러니 표를 보기 전에 계약서를 먼저 꺼내 읽는 것이 순서다. 계약서 사본을 못 받았다면 업체에 요구해라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은 고객이 요구하면 사업자가 약관 사본을 내주도록 정하고 있다.
예식장 계약 — 남은 일수에 따라 위약금이 갈린다
예식업 항목은 누구 잘못으로 계약이 깨졌는지(귀책사유)와 예식예정일까지 며칠이 남았는지, 이 둘로 기준을 나눈다. 아래 표는 고시 별표 Ⅱ 의 예식업 항목을 전부 옮긴 것이다. 두 열의 숫자가 다른 구간이 있으니 자기 상황에 맞는 열만 보면 된다.
| 예식예정일까지 남은 일수 | 소비자 잘못으로 해제할 때 | 예식장 잘못으로 해제할 때 |
|---|---|---|
| 150일 전까지 (고시 표기: ∼150) | 계약금 환급. 다만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후 계약해제 시에는 ①계약체결 후 제공된 재화·서비스에 한정해 ②사전에 서면으로 구체적 항목과 금액을 명시해 고지하고 ③소비자가 동의한 계약추진비를 공제할 수 있음 | 계약금 환급 |
| 60일 전까지 (고시 표기: 149~60)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10% 배상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10% 배상 |
| 30일 전까지 (고시 표기: 59~30)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20% 배상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20% 배상 |
| 29일 전 이후 (고시 표기: 29~10)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40% 배상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70% 배상 |
| 9일 전 이후 (고시 표기: 9~1)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50% 배상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70% 배상 |
| 예식 당일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70% 배상 | 계약금 환급 및 총비용의 70% 배상 |
출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5-14호, 2025. 12. 18. 발령·시행) 별표 Ⅱ 의 '예식업' 항목이다. 괄호 안은 고시 원문의 구간 표기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고시의 비고란은 두 가지를 덧붙인다. 첫째, 원문 그대로 '예식일에 대체 계약이 발생했을 경우 계약금 환급 및 위약금 청구를 금지함' 이다 — 취소된 그 날짜에 예식장이 다른 예약을 받았다면 예식장에 손해가 없으므로 계약금은 돌려주고 위약금은 청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둘째,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는 계약체결에 대한 숙려기간으로 보아 예식예정일까지 남은 일수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청약을 철회할 수 있고, 이때도 계약금은 돌려주고 위약금은 청구하지 못한다.
계약하고 15일 안이면 위약금 없이 뺄 수 있다
고시는 예식업에 '소비자의 청약철회' 항목을 따로 두고 있다. 청약철회란 계약을 하겠다고 한 의사표시를 거둬들여 계약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다.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통보하면 계약금을 돌려받는다. 예식예정일까지 며칠이 남았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앞 표의 비고란도 이 15일을 '계약체결에 대한 숙려기간'(계약을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이라고 부르며, 계약금은 돌려주고 위약금은 청구하지 못한다고 같은 내용을 적고 있다.
| 분쟁 유형 | 해결 기준 |
|---|---|
|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 청약철회를 통보한 경우 | 계약금 환급 |
| 부대품 및 부대시설 미사용으로 인한 부당대우 | 예식비용금액 환급 |
| 사업자의 고의·과실로 부대품 및 부대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 | 이용요금의 배액(두 배) 배상 |
| 이용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사진 | 사진금액 환급 |
| 촬영을 의뢰한 사진의 멸실(없어짐) 또는 상태 불량 | 고시 각주 2호·3호에 따라 손해배상 |
사진 손해배상의 각주는 이렇다. 소비자가 주요사진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재촬영을 원하는 경우 사업자가 자기 비용으로 재촬영하되, 전부를 재촬영하는 경우에는 이에 추가하여 촬영요금(계약에서 정한 촬영요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고, 주요사진의 일부만 재촬영하는 경우에는 촬영요금의 배액, 곧 두 배를 지급한다. 소비자가 주요사진의 재촬영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촬영요금의 3배액을 지급한다. 여기서 주요사진이란 주례사진, 신랑·신부 양인사진, 신부독사진, 양가부모사진, 가족사진, 친구사진을 말한다.
스드메는 예식장과 기준이 다르다 — 결혼준비대행업
고시는 예식업과 결혼준비대행업을 별개 품목으로 나눠 놓았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묶어 파는 이른바 '스드메' 대행 계약은 대체로 결혼준비대행업 쪽이다. 이쪽 기준은 예식예정일까지 남은 일수를 따지지 않는다. '결혼준비대행 개시' 전인지 후인지, 그 한 줄로만 갈린다.
| 시점 | 소비자 잘못으로 해지할 때 | 대행사 잘못으로 해제·해지되고 손해가 생겼을 때 |
|---|---|---|
| 결혼준비대행 개시 이전 | 총 대행요금의 10% 공제 후 환급 | 계약금 환급 및 총 대행요금의 10% 배상 |
| 결혼준비대행 개시 이후 | 이미 발생한 비용 및 잔여금액의 10% 공제 후 환급 | 손해배상 |
출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5-14호, 2025. 12. 18. 발령·시행) 별표 Ⅱ 의 '결혼준비 대행업' 항목이다. 예식업과 달리 남은 일수 구간이 없고, 기준 금액도 총비용이 아니라 '총 대행요금' 이다. 다만 예식장이 드레스·화장·촬영까지 한 계약서에 묶어 팔았다면 그 금액은 예식업의 총비용 정의 안에 들어가므로, 어느 표를 볼지는 계약서가 몇 건으로 나뉘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계약서 장수와 각 계약의 상대방 이름을 먼저 확인해라.
1급 감염병으로 예식을 못 하게 된 경우
고시에는 감염병 항목이 따로 남아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1급 감염병이 발생해 사업자 또는 이용자가 계약의 변경이나 해제를 요청한 경우의 기준이다. 행정명령이 어디까지 내려졌는지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뉜다.
| 상황 | 계약내용을 변경할 때 | 계약을 해제할 때 |
|---|---|---|
| 예식시설 전체에 대해 시설폐쇄·시설운영중단 등 행정명령이 발령되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예식계약체결 이후 예식예정지역·이용자의 거주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 위약금 없이 계약내용 변경 | 위약금 없이 계약금 환급 |
| 모임·행사 등에 대한 집합제한(시설이용·입장인원 제한 등)·시설 일부 운영중단 등 행정명령이 발령되어 계약을 이행하기 상당히 어려운 경우 | 위약금 없이 계약내용 변경 | 계약금 환급 및 위약금 40% 감경 |
| 예식계약 체결 이후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발령되고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준수를 권고하여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 | 위약금 없이 계약내용 변경 | 계약금 환급 및 위약금 20% 감경 |
고시 비고란은 '예식계약 내용 변경' 을 예식 일시 연기, 최소 보증인원 조정 등 계약내용 변경에 대해 당사자 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시설 일부 운영중단' 을 예식장 시설(예식홀, 연회장, 부대시설 등) 중 일부가 운영 중단되는 경우로 정의한다. 또한 예식계약체결 이후 계약서에 명시된 서비스에 대해 이미 이행한 계약내용을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입증한 경우에는 해당 금액을 공제하고 환급하며, 공제금액이 계약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분을 이용자가 사업자에게 지급한다(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적용).
계약서에 '위약금 50%' 라고 적혀 있어도 다툴 수 있다
표를 보고 나면 대개 계약서가 표보다 불리하다. 그렇다고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로 끝낼 일은 아니다. 예식장과 대행사가 내미는 계약서는 거의 전부 약관이다. 약관이란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려고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미리 만들어 둔 문구이므로 소비자가 협상할 여지가 없고, 그래서 따로 규제하는 법이 있다.
- 제6조(일반원칙) — 신의성실의 원칙(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게 계약을 다루라는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다.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거래형태 등에 비추어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 제8조(손해배상액의 예정) —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로 한다. 과중한 위약금 조항을 다투는 자리가 바로 여기다.
- 제9조(계약의 해제·해지) —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한 원상회복의무(계약이 없던 상태로 서로 돌려놓을 의무)를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과중하게 부담시키거나 고객의 원상회복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 사업자의 원상회복의무나 손해배상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하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
- 제17조(불공정약관조항의 사용금지) — 사업자는 제6조부터 제14조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불공정한 약관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
무효란 그 조항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다만 무효인지 아닌지는 소비자가 선언한다고 정해지지 않는다.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하고, 그 앞 단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 심사가 있다. 같은 법 제19조는 약관 조항과 관련하여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자,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사업자단체가 그 약관 조항이 이 법에 위반되는지에 관한 심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심사청구는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제출한다.
실제로 어디에 연락하나 — 1372와 한국소비자원
업체와 말이 통하지 않으면 바로 소송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앞에 비용이 들지 않는 두 단계가 있다.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건너뛰지 마라.
-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먼저 상담한다국번 없이 1372로 전화한다. 한국소비자원, 11개 소비자단체, 16개 광역시·도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전국 단일 대표번호이고, 전문상담원이 사안을 듣고 대응 방법과 관련 기준을 안내한다. 한국소비자원은 피해구제를 신청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므로 이 단계를 건너뛰면 다음 단계에서 되돌아오게 된다.
- 상담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한다「소비자기본법」 제55조 제1항은 소비자가 물품등의 사용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를 한국소비자원에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방문·우편·인터넷으로 신청하며, 한국소비자원은 접수된 피해구제를 30일 이내에 처리하되 사안에 따라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사실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양 당사자에게 합의를 권고하는 절차이고, 법원 판결과 달리 강제력은 없다. 비용은 들지 않는다.
-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으로 넘어간다「소비자기본법」 제60조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둔다. 조정위원회는 분쟁조정을 신청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조정을 마쳐야 하고(제66조 제1항), 정당한 사유가 있어 30일 안에 마칠 수 없으면 사유와 기한을 알리고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제66조 제2항). 당사자는 조정 내용을 통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제67조 제2항). 15일 안에 아무 말이 없으면 수락한 것으로 본다. 양쪽이 수락하거나 수락한 것으로 보는 때에는 그 분쟁조정의 내용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제67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란 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여서 그대로 강제집행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웨딩박람회 현장 계약 — '14일 안에 무조건 취소' 는 아니다
웨딩박람회장에서 그 자리에서 계약하고 계약금을 걸었다가 며칠 뒤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방문판매법으로 14일 안에 무조건 취소된다' 는 말이 퍼져 있는데,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은 방문판매 또는 전화권유판매의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가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문제는 '방문판매의 방법으로' 라는 앞 조건이다. 같은 법 제2조 제1호는 방문판매를, 판매업자가 방문을 하는 방법으로 그의 영업소·대리점 등 영업 장소(사업장) 밖에서 소비자에게 권유하여 계약의 청약을 받거나 계약을 체결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사업장 밖에서 권유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사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방문판매법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길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 예식장 계약이라면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의 청약철회가 위 고시 표에 그대로 있다. 두 경로는 근거도 기간도 다르므로 하나가 막혀도 다른 하나를 따로 따져 보면 된다. 참고로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를 서면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를 표시한 서면을 발송한 날에 효력이 생긴다(같은 법 제8조 제4항). 업체에 도착한 날이 아니라 보낸 날이 기준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