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툼에는 기댈 표가 없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소비자기본법 제16조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8조제3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해서 알린 고시다. 고시는 행정기관이 정해 공표하는 기준을 말하고, 품목별로 '이런 분쟁에는 이렇게 합의하거나 권고한다'를 표로 적어 둔 것이다. 예식업도 그중 한 품목이다. 현행본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25-14호이고 2025년 12월 18일부터 시행 중이다.
| 구분 | 내용 |
|---|---|
| 기준에 있다 | 사업자의 귀책사유(잘못이 그 쪽에 있다는 뜻이다)로 인한 계약해제,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제 |
| 기준에 있다 | 계약체결일부터 15일 이내의 청약철회(계약을 없던 것으로 돌리는 것) |
| 기준에 있다 | 부대품·부대시설을 쓰지 못해 받은 부당대우, 사업자의 고의·과실로 부대품·부대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 |
| 기준에 있다 | 예식사진 관련 피해(동의 없이 찍힌 사진, 의뢰한 사진의 멸실·상태 불량) |
| 기준에 있다 | 1급 감염병(「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가장 위험한 등급으로 분류한 감염병이다)이 생겨 계약을 바꾸거나 해제하는 경우 |
| 기준에 없다 | 최소보증인원에 미달했을 때의 정산 방법 |
| 기준에 없다 | 계약을 맺은 뒤의 식대 단가 인상 |
| 기준에 없다 | 필수 옵션 강제, 외부 반입 금지, 현금 결제 요구 |
'최소보증인원'이라는 말은 예식업 항목 안에 한 번 나오는데, 1급 감염병으로 계약 내용을 바꿀 때 '예식일시 연기, 최소 보증인원 조정 등'을 합의로 변경한 것을 뜻한다는 설명에서다. 평상시의 보증인원 다툼을 다루는 항목이 아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아주 없지는 않다. 소비자기본법 시행령 제9조제2항은 품목별 기준에 해당 항목이 없으면 같은 기준에서 정한 유사품목의 기준을 준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준용은 다른 항목에 정해 둔 기준을 이 항목에 끌어다 쓴다는 뜻이다. 다만 '할 수 있다'는 말이지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말이 아니다. 보증인원 다툼을 여기에 걸어 보려면 조정 단계에서 따로 설득해야 하고, 계약서에 문장이 있는 쪽이 언제나 더 빠르다.
계약서에 이 항목들이 적혀 있는지 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식장이용 표준약관(표준약관 제10030호, 2020년 9월 18일 개정) 제2조제2항은 계약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를 정한다. 사업자의 상호·주소·전화번호와 담당자 이름, 이용일시와 이용시간, 이용호실, 예식비용(예식장·부대시설·부대서비스·부대물품을 내역별로 적는다), 계약금, 그 밖에 예식에 필요한 사항이다. 보증인원과 식대에 관한 칸은 여기에도 없다. 그러니 아래 항목은 '그 밖에 필요한 사항' 자리에 직접 적어 넣어야 한다.
- 최소보증인원 — 숫자와 확정 시점몇 명인지만 적으면 부족하다. 그 숫자를 언제까지 확정하는지, 확정한 뒤에도 줄일 수 있는지, 줄일 수 있다면 며칠 전까지 몇 명까지인지를 함께 적는다. 이 셋이 빠지면 '이미 확정된 인원'이라는 말에 맞설 문장이 없다.
- 보증인원을 넘겼을 때의 1인 단가초과한 하객 한 명당 얼마를 더 내는지를 금액으로 적는다. 그 단가가 계약 시점의 단가인지 예식 시점의 단가인지도 같이 적는다. 이 구분이 없으면 초과분에 인상된 단가가 붙는다.
- 보증인원에 미달했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정산하는지빈 자리만큼 식대 전액을 내는지, 실제로 들지 않은 재료값을 뺀 금액을 내는지에 따라 부담이 크게 갈린다. 계약서에 '보증인원 기준으로 정산한다'고만 적혀 있으면 전액을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다르게 하고 싶으면 그 문장을 계약서에 넣어야 한다.
- 식대 단가를 올릴 수 있는지, 올린다면 상한과 통보 시점인상 조항이 아예 없으면 계약한 단가가 그대로 남는다. 인상 조항이 있다면 몇 퍼센트까지인지, 몇 개월 전에 서면으로 알리는지, 알린 뒤 소비자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는다. 상한도 통보 시점도 없는 인상 조항은 사업자가 언제 얼마나 올려도 되는 조항이 된다.
- 대관료에 무엇이 포함되는지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예식업의 '총비용'을 연회비용(연회음식, 음주류 등)과 예식비용(예식장 대관료, 부대시설·부대서비스·부대물품 등 이용요금, 신부드레스, 화장, 사진·비디오 촬영 등)을 합한 금액으로서 계약 시 정한 실거래금액으로 정의한다. 이 목록을 그대로 옮겨 놓고 항목마다 대관료 안인지 밖인지 표시한다. 밖이면 금액을 적는다.
- 필수 옵션과 외부 반입 허용 여부생화 장식, 폐백, 답례품, 주류를 반드시 예식장을 통해 사야 하는지, 밖에서 가져올 수 있는지, 가져오면 반입료가 붙는지를 적는다. 상담에서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면 그 문장을 계약서에 넣어 달라고 요구한다.
- 잔금 결제 수단카드로 낼 수 있는지, 계좌이체나 현금만 받는지, 현금으로 낼 경우 현금영수증을 언제 발행하는지를 적는다.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르게 안내됐다면 그 차액이 무엇인지도 적게 한다.
- 계약서 2통에 양쪽이 서명하고 1통을 받는다예식장이용 표준약관 제2조제2항은 계약서 2통을 만들어 사업자와 이용자가 각각 기명날인(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는 것) 또는 서명한 뒤 1통을 이용자에게 준다고 정한다. 사본을 받지 못했다면 위의 어떤 문구도 나중에 증명할 수 없다.
표준약관이 이미 정해 둔 것 — 다만 표준약관은 강제가 아니다
약관은 사업자가 여러 손님에게 똑같이 쓰려고 미리 만들어 둔 계약 조항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분야에 예식장이용 표준약관(제10030호)과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제10082호, 2025년 3월 26일 제정)를 만들어 두었고, 둘 다 공정거래위원회 누리집의 표준약관 목록에 현재 올라와 있다. 사업자가 그 약관을 쓰기로 하면 그대로 계약 내용이 되고, 쓰지 않더라도 '이 정도가 공정한 선'이라는 기준으로 협상에 쓸 수 있다.
- 계약금은 예식비용의 10% 이하로 한다(예식장이용 표준약관 제3조제1항).
- 사업자와 종업원은 계약에서 정한 예식비용 말고는 어떤 금품도 요구하지 않는다(제4조제2항).
- 사업자는 식당, 신랑정장, 신부드레스, 신부화장, 사진·비디오촬영 같은 부대시설·부대서비스·부대물품의 이용을 예식장 이용의 조건으로 걸 수 없다(제4조제3항).
- 사업자는 계약을 맺는 사무실 안 잘 보이는 곳에 약관과 이용요금을 내역별 금액으로 붙여 두고, 계약 전에 약관 내용을 설명한다(제2조제1항).
- 잔금은 예식이 모두 끝나는 즉시 낸다(제3조제2항).
-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회사가 예식장과 다른 회사여도, 그 회사의 고의·과실로 생긴 손해는 예식장 사업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제9조). 다만 예식장이 소개·추천하면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뜻을 미리 분명히 했거나, 소비자가 스스로 따로 계약한 경우는 빼놓았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쓰는 편이 잘 통한다. '끼워팔기 하지 마세요'가 아니라 '표준약관 제10030호 제4조제3항처럼 부대시설 이용을 조건으로 걸지 않는다는 문장을 계약서에 넣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상대가 거절하더라도 무엇을 거절했는지가 남는다.
잔금을 현금으로 달라고 할 때
예식장업은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행해야 하는 업종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별표 3의3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을 나열하는데, '5. 그 밖의 업종'의 라목이 예식장업이다. 같은 목록에는 스드메와 겹치는 업종도 여럿 들어 있다.
- 라. 예식장업
- 하. 인물 사진 및 행사용 영상 촬영업
- 거. 결혼 상담 및 준비 서비스업
- 너. 의류 임대업
소득세법 제162조의3제4항은 이 업종의 사업자가 건당 거래금액(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이다) 100,000원(1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고 정한다.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에게 팔고 계산서나 세금계산서를 끊어 준 경우만 예외다. 예식 잔금이나 스드메 잔금은 거의 언제나 이 금액을 넘는다.
- 먼저 사업자에게 발급을 요구한다현금으로 낸 금액과 날짜를 적어 두고 현금영수증을 요구한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이 업종의 사업자가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날부터 5일 안에 무기명(누구 것인지 밝히지 않고 국세청 지정번호로 끊는 방식이다)으로도 발급할 수 있게 하므로, 그 자리에서 개인정보를 주지 않아도 발급 자체는 가능하다.
- 거부하면 세무서에 신고한다소득세법 제162조의3제5항은 발급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발급한 경우 상대방이 국세청장·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에게 그 거래 내용을 신고할 수 있게 한다. 같은 법 시행령은 발급이 거부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발급받은 날부터 5년 안에 신고서를 내도록 정한다.
- 현금거래 확인을 받으면 발급받은 것으로 본다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5제1항은 현금으로 냈는데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한 경우 관할 세무서장에게 현금거래 사실을 확인받으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발급을 끝내 못 받아도 연말정산에서 쓸 길이 남는다는 뜻이다.
필수 옵션과 끼워팔기 — 다툴 근거는 있지만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뷔페, 생화 장식, 폐백, 본식 사진을 예식장이 지정한 곳에서만 하도록 묶어 파는 방식이 흔하다. 예식장이용 표준약관 제4조제3항은 이런 조건을 걸 수 없다고 정하지만, 그 표준약관을 쓰지 않는 사업자에게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럴 때 기댈 곳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다. 제6조는 신의성실의 원칙(서로 믿음을 저버리지 않게 거래하라는 민법의 기본 원칙이다)을 어겨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을 무효로 하면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거래 형태에 비추어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계약의 목적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을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제11조제3호는 고객이 제3자와 계약을 맺는 것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을 무효로 한다.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 심사청구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은 그 약관 조항과 관련해 법률상 이익이 있는 사람,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사업자단체가 그 조항이 이 법을 어겼는지 심사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청구할 수 있게 한다. 청구는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낸다(같은 조 제2항).
-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 소비자기본법 제55조제1항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다.
- 약관 분쟁조정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4조제1항은 같은 법 제17조를 어긴 약관과 그와 비슷한 유형의 약관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려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약관 분쟁조정협의회를 두도록 정한다.
- 1372 소비자상담센터(소비자상담네트워크) — 위 창구로 가기 전에 상담부터 받을 수 있다.
어느 경로로 가든 필요한 것은 같다. 계약서 사본, 견적서, 담당자와 주고받은 문자와 메신저 화면, 결제 내역이다. 상담에서 구두로 들은 약속은 그 자리에서 문자로 다시 확인해 두면 그대로 기록이 된다.
스드메 추가금 — 거절할 수 있는 것과 사실상 못 피하는 것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제10082호)는 추가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제3조제2항제4호는 도우미(헬퍼) 비용처럼 기본서비스 밖에서 따로 돈이 드는 서비스의 내용과 요금을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계약서에 적도록 한다. 그리고 제8조제2항은 그 내용을 계약서에 적지 않았다면 계약을 이행하는 중에 생긴 추가 요금을 이용자에게 요구할 수 없다고 정한다. 추가금 다툼의 승패가 '계약서에 적혀 있었는가' 하나로 갈린다는 뜻이다.
아래 분류는 그 표준계약서의 서식이 예시로 적어 둔 항목을 성격에 따라 나눈 것이다. 같은 표준계약서는 [붙임1] '결혼준비대행업 서비스별 가격' 서식을 두고, 대행업자가 이용자의 요청이 있으면 기본서비스별 가격정보를 그 형식으로 제시·교부하도록 정한다(제3조제3항).
고르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 항목이다. 계약서에 '선택하지 않음'으로 적고, 나중에 고를 경우의 금액만 미리 적어 둔다.
- 작가·담당자 지정비 — 지정하지 않으면 붙지 않는다. 직급별로 값이 갈리므로 나중에 지정할 때의 금액을 미리 받아 적는다.
- 야간·야외·한옥 등 촬영 씬 추가 — 기본 구성에 촬영 컷 수와 장소가 몇 개 들어가는지를 먼저 적어야 옵션이 옵션으로 남는다.
- 사진 추가 선택과 액자 업그레이드 — 기본 제공 장수, 원본과 수정본을 주는지, 수정본을 고른 뒤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적는다.
- 드레스 라인·디자인 추가금과 2부 드레스 — 기본 대여에 어떤 등급까지 들어가는지 적고, 등급을 올릴 때의 금액대를 적어 둔다.
- 혼주 메이크업, 헤어피스, 염색·컷트·펌 — 필요한 사람만 하는 항목이다. 하지 않는 것으로 적고 금액만 확인해 둔다.
예식 조건이 정해지면 따라오는 항목이다. 거절하기보다 지금 금액을 적게 하는 편이 실익이 크다.
- 드레스 도우미(헬퍼) 비용 — 본식 드레스를 입으면 대부분 발생한다. 금액과 지급 시점, 지급 방법을 계약서에 적게 한다.
- 투어 피팅비 — 몇 회가 기본에 들어가는지 적고, 회차를 넘겼을 때의 금액을 적어 둔다.
- 지역별 출장비 — 예식장과 촬영지 주소가 정해지면 계산되는 값이다. 주소를 넣고 금액을 확정해 적는다.
- 이른 아침 시작에 붙는 추가비 — 표준계약서 서식은 오전 5시 30분 이전에 진행할 때 추가 비용이 생길 수 있다는 칸을 두고 있다. 예식 시간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계약 시점에 확정해 적을 수 있다.
- 본식 촬영의 작가 1인 추가, 메이크업샵 추가 — 예식 진행과 이동 동선이 정해지면 따라온다. 몇 명이 몇 곳에 가는지를 적고 금액을 붙인다.
이 페이지가 답하지 않는 것
- 보증인원을 몇 명으로 잡아야 적정한가
- 청첩장을 준 사람 가운데 몇 퍼센트가 실제로 오는가
- 축의금이 대략 얼마나 들어오는가
- 지역별 식대 시세와 평균 결혼비용은 얼마인가
넷 다 1차 출처가 없다. 인터넷에 도는 숫자는 대부분 결혼정보회사나 취업포털이 자기 회원에게 물어본 설문이고, 그 설문에 답한 사람들과 당신의 하객 명단은 서로 다른 집단이다. 그런 숫자에 소수점을 붙여 주면 추측이 근거처럼 보인다. 그 근거에 맞춰 보증인원을 잡았다가 어긋나면 그 차이만큼 식대를 그대로 문다.
계약을 이미 맺었고 지금 깨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페이지가 아니라 위약금 쪽을 봐야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예식업 항목은 통보 시점을 예식예정일로부터 며칠 전인지로 나눠 구간별 배상 비율을 정해 두었고, 계약체결일부터 15일 이내는 잔여일과 관계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본다.